안녕하세요, 몸과 마음의 통합적 솔루션을 연구하는 로라입니다.
필라테스 선생님들, 그리고 몸의 감각을 섬세하게 다루는 일에 관심이 많은 독자 여러분. 혹시 언젠가부터 음식의 맛과 향이 희미하게 느껴지거나, 좋아하던 향수 냄새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적 없으신가요?
우리는 이를 그저 '나이가 들어서' 혹은 '피곤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후각의 무뎌짐'은, 사실 우리 뇌가 보내는 아주 중요한 건강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후각 기능이 뇌 건강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일상에서 뇌를 단련할 수 있는 가장 향기로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코가 보내는 경고: 당신의 뇌는 안녕하신가요?
후각 기능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후각 기능 저하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매우 중요한 초기 지표(Early Indicator)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각은 생존과 직결된 가장 원초적인 감각입니다. 가스 냄새나 상한 음식 냄새를 맡지 못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이처럼 외부 세계의 위험을 감지하는 우리 몸의 첫 번째 안테나인 후각 신경 회로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뇌를 운동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 '후각 트레이닝'
그렇다면 이 무뎌진 후각 안테나를 다시 날카롭게 세울 방법은 없을까요? 다행히도, 아주 간단하면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후각 트레이닝(Odor Training)'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연구(Zambom-Ferraresi et al., 2021)에서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프로토콜을 제안합니다.
- 4가지 대표 향기: 장미(꽃 계열), 유칼립투스(수지 계열), 레몬(과일 계열), 클로브(향신료 계열)
- 훈련 방법: 하루에 한 번, 4가지 향을 각각 20초씩 깊게 들이마시기
- 훈련 기간: 12주
이 간단한 행위가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이는 특정 향기 분자가 코의 후각 상피세포를 통해 뇌의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변연계(Limbic System)를 직접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반복적인 후각 자극은 뇌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입니다. 즉, 후각 트레이닝은 단순히 코를 훈련시키는 행위를 넘어, 향기 분자를 이용해 뇌의 신경망을 단련하는 '뇌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습니다.
통합적 접근: 후각 트레이닝과 필라테스 호흡의 시너지
단순히 향을 맡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의식적인 움직임 및 호흡과 통합할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후각 기능 저하(신체 증상) → 뇌신경 자극 부족(기능적 원인) → 외부 세계와의 단절감 및 활력 저하(정서적 연결) → 통합적 솔루션(아로마+호흡+움직임)
향을 인지하지 못하면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중요한 채널 하나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삶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정서적 무기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후각 트레이닝을 필라테스의 깊은 호흡과 연결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호흡으로 길을 여십시오: 먼저 필라테스 호흡을 통해 흉곽을 부드럽게 확장하고 횡격막의 움직임을 활성화시켜, 향기 분자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선명하게 열어줍니다. 코어의 안정화는 신경계를 안정시켜 후각을 포함한 모든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깨우는 기반이 됩니다.
- 아로마 오일을 활용하십시오: 운동 전후, 로즈마리나 레몬, 라벤더 오일 한 방울을 손바닥에 떨어뜨려 비빈 후, 코로 20초간 깊게 호흡하며 뇌를 깨워보십시오. 특히 정신을 맑게 하는 로즈마리나 페퍼민트 향은 뇌 기능 활성화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움직임과 연결하십시오: 리포머에서 스완(Swan) 동작으로 가슴을 활짝 열며 호흡하거나, 체어에서 풋워크(Footwork)를 하며 전신 순환을 촉진하는 움직임은 뇌로 가는 산소와 혈액 공급을 늘려 후각 인지 능력을 높이는 데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이제 의식적으로 '향을 맡아 뇌를 깨우는' 시대입니다. 오늘부터 하루 1분, 당신의 코로 뇌를 운동시키는 가장 향기롭고 가치 있는 습관을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